3월 14일 NICE신용평가는 국내 신용평가사 최초로 “기업” ESG에 대한 평가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신용평가사가 시행한 ESG인증평가의 목적은 기업이 자금 조달에 사용하는 채권, 대출 등 개별 금융상품에 국한하여, 자금 조달목적과 사용이 ESG 취지에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데 있다.
이와 달리 기업 ESG평가는 기업 전반의 ESG 경영성과와 ESG관련 위험(기회)요인, 이에 대한 대응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평가방식은 정량적+정성적 방식을 함께 사용한다. E, S, G 내 세부 지표에 대한 스코어링 방식을 통해 부문별 평가 점수를 산출하고, 산업별 특성을 반영해 부문별로 가중치를 조정해준다. 지표상 누락 가능성이 있는 추가적인 ESG 이슈에 대해 감(가)점을 적용한 점수를 기업 ESG종합평가 결과로 사용한다.
NICE신용평가는 이러한 기업 ESG평가가 기존의 신용평가와는 별도의 독립적인 업무라고 언급했다. 다만,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비재무적 요소와 장기적 관점을 고려한 분석 서비스 전반의 질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또한 특정 자금을 추적하는 것 이상으로 기업 전반을 분석하기 때문에, 그린워싱 등 부작용들을 인식하고 반영하는데 우위에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에서 ESG 평가 체계를 갖추고 컨설팅, 펀드 자문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서스틴베스트, 대신경제연구소이다. 업력이 가장 오래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평가결과는 한국거래소의 KRX ESG Leaders 150 등 ESG테마지수의 종목을 구성하는데 활용된다. 서스틴베스트는 국내 최초로 ESG 평가모델인 ESGValue를 개발했다. 2021년 기준 1,143개 사의 ESG 성적을 평가하고 고객사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ESG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자회사 한국ESG연구소는 ESG지수를 개발하여 대신증권 계열사 투자 및 상품출시에 활용할 계획이다.
위와 같은 국내 ESG평가(자문)사의 경우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을 중심으로 평가를 진행해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평가를 요청한 상장사 및 비상장 금융사를 평가대상으로 하며, 2021년 기준 약 950개사를 평가했다. 한국ESG연구소 역시 원칙상 평가대상은 한국거래소 상장기업이라고 밝혔다.
서스틴베스트가 2021년부터 회사채, CP 등 채권발행 비상장사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면서 1,143개사로 커버리지가 넓은 편이나, 해당 사 역시 채권발행 기업은 요청기업에 한하여 평가한다.
이처럼 분석대상이 상장사로 한정되어있는 상황에서 NICE신용평가가 기업 ESG 평가 서비스에 진출하게 된 점은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 고무적인 상황이다. 기존의 신용평가 경험을 바탕으로 타 업체대비 (채권발행)비상장사 분석에 있어 진입 장벽이 낮다. 주식투자자에 비해 투자 대상에 대한 정보에서 열위에 놓인 채권투자자들에게 투자 판단에 활용할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